SKY 상위학과생이 스카이캐슬을 통해본 우리나라 학벌주의 비판 - 1편

2019. 2. 4. 23:49학벌주의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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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전국을 뜨겁게 달궜다. 그 드라마를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잠깐 30분정도 TV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대강본적이 있다. 처음에는 스카이가 그 학벌의 SKY를 말하는지 몰랐는데 후에 이와 관련한 기사들을 통해서나 알게되었다.

이를통해 평소 계속 생각해오던 우리나라 학벌주의에 대한 생각을 나름 피력해보고자 한다.

나는 소위 SKY라고 불리는 대학중 하나의 대학을 졸업하였고 그 중에서도 상위권에 있는 학과를 졸업하였다. 여러 입시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자료에 따르면 내가 재학한 학과는 정시기준 수능성적 인문계열 0.3%가 커트라인이었다. 그런 사이트는 커트라인을 기준으로 학과들을 피라미드식으로 그려놓아서 '서열의식'내지는 '계급의식' 을 강조한다. 그리고 인문계열의 2프로가 연고대 최하위 학과의 마지노선을 그려놓는 반면에 자연계열은 의치한 다음에 설포카로 시작하고 그다음에야 연고대가 나오므로 아예 SKY라는 공식이 성립하기도 어렵고, 자연계는 4~5%까지도 연고대에 갈 수 있는반면 인문계는 4~5%이면 중경외시를 넘어서 동건홍숙이나 간당간당 가게되는판이라며 뭐 그런식으로 부조리함 등을 털어놓으며 자체적으로 토론하는식이었다.

어렸을때는 그런 학벌의식이 나름 재밌게 보였다. 그리고 나름 우월의식도 느꼈다. 그도 그럴것이 동기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학교 구성원들 자체가 우리는 입시에서 성공했다는 그 옹렬한 자신감의 아우라가 넘쳐났고, 연고전과 같은 행사는 그런 의식을 더욱더 불짚혀놨기 때문이다. 만 17세에 남들보다 대학에 빨리 합격했고, 군대를 가기전에도 만 20세가 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아직 어리다고 할 수 있었던 내 철없는 의식에는 그런 엘리트의식을 필두로 한 온갖 우월의식,학벌의식 그리고 동기와 선후배간의 동류의식이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군대에 가서 온갖 부류의 인간군상을 겪었다. 유럽을 비롯한 해외를 몇달씩 여행하면서도 온갖 부류의 인간군상을 겪었다. 사회에 나와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온갖 부류의 인간군상을 겪었다. 인간군상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내가 그동안의 가져왔던 의식들은 참 편협하고 철없고 한없이 작은생각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편협하고 철없고 어리석은 생각이 바로 학벌의식이라는 것이었다. 벼는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말이 어렸을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십분 이해가 된다. 회사에서 우리 팀장이 자신의 학벌을 자랑하면서 막 회식에서 자랑하는 꼴을 볼때 같은학교 선배지만 너무 추해보였다. 나보다 10살도 훨씬 넘는 형님이었지만 그때만큼은 정신적으로는 너무 미숙하다고 생각이 되었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얼마나 자랑할게 없으면 그런것도 자랑이라고 저렇게 떠들어댈까하는 연민의식까지 느꼈다.



KY 상위학과생이 스카이캐슬을 통해본 우리나라 학벌주의 비판 - 1편